[MBTI] #심리사의 마음노트: MBTI 상대성과 더불어 함께하는 심리상담


#미오의마음노트
#임상심리사 #심리상담
#MBTI의 상대성, 그리고 또다른 축.
지금은 MBTI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지만, 20여년전만 해도 이만큼 유명한 도구는 아니었는데, 운좋게도 MBTI를 한국에 표준화해 들여오신 김정택 선생님께 대학시절 성격심리학 수업을 들은 나는 아주 이르게 이 도구를 접했었다. MBTI를 지나치게 신봉하는 사람도, 그에 반감을 가지며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사실 대다수는 제대로 된 검사지를 접해보지 않고 간편 검사만을 해본 경우도 많지만, 어쨌든 나와 너의 성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대략의 개념을 알고있는 도구가 있다는 건 잘만 활용한다면 제법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나 어떤 조직에서 MBTI 워크샵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전달하고자 했던 문장은 ‘I’m OK, You‘re OK’ 였다. 다시 말해, 좋고 나쁜 거라는 게 없다는 말이다. 요즘 쉽게도 튀어나오는 “너 T지?”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하는 전제이기도 하다. 내가, 또 네가 어떤 사람인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연구하고 검사를 개발하고, 그 검사는 우리가 서로에 대해 더 이해하도록 돕지만, 그 분류만으로 나라는 사람을, 또 너라는 사람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4가지 축, 16가지의 유형으로 모두 설명될 수 있을만큼 간단하다면 얼마나 쉬울까. 아쉽게도 우리들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한 존재들이다.
나는 김정택 선생님이 나눠주셨던 검사지 결과에서부터 단 한번도 ‘내향’이 나온 적 없는 분명한 ‘외향’형 인간이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나서 우리집에서는 사실은 내향이 아니냐는 의심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극 외향형’에 해당하는 두사람(남편과 딸)과 함께 살고있기 때문. 밖으로 나가 누군가들을 만나서 에너지를 받아오고, 주말에도 반나절 넘게를 집에 있다보면 나가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는 이들에게, 나는 혼자 있기 좋아하고 집에 있기를 좋아하는 ‘내향형 집순이’처럼 보이는 것이다. 실은 그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 있다. 학부 때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복수전공으로 공부했던 심리학으로 대학원에 진학한 나에 대한 시선이 내가 속한 사회에 따라 매우 다르다는 걸 느꼈을 때다. 학교 선배이기도 한 남편같은 외향형들 투성이인 신방과에서는 전혀 튀지 않았던 나지만, 심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외향적이고 공사다망한 사람이 되었다. 똑같은 나인데도.
이렇게 우리의 성향은 상대적이다. 함께하는 누군가들과의 조합에 따라 외향적이었던 내가 상대적으로 내향적인 사람이 될 수도, 현실적이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공감에 목말라하는 감정적인 존재가 되기도, 제법 계획적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나보다 더 꼼꼼한 누군가의 계획을 따라가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성향만으로 누군가를 쉽게 판단짓고 규정하는 것은 위험하고, 그보다는 너와 나의 차이를 바라보며 이해를 돕는 게 도움이 된다.
그리고, ‘외향형’이자 ‘집순이’인 나의 고찰로는, 아무래도 MBTI의 E/I에는 다른 하나의 축이 더 필요할 것 같다. 바로 공간에 대한 축인데, ‘집순이/집돌이’이냐, ‘밖돌이/밖순이’냐 하는 것. 혼자 있는 시간에서 에너지를 충전하지만 그 장소가 바깥이어서, 혼자 카페에 있는 시간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고, 나만의 공간에서 오롯이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이도 있다.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활발히 활동하며 에너지를 얻는 사람도 있지만, 낯을 가리지는 않지만 너무 많은 수보다는 적당한 수의 사람들을 만나는 걸 선호하거나 소소하거나 작은 나의 공간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공간에 대한 축을 추가한다면, 외향/내향에 대한 보다 상세한 이해가 가능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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