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작고 꾸준하며 놓치기 쉬운, 그러나 한번 시작되면 결코 멈추지 않는 마음의 언어.

MBTI 이야기, 특히 INFP의 사랑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마치 잔잔한 호수 속에 숨겨진 거대한 심해를 탐험하는 기분이에요. “INFP는 작고, 꾸준하며,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방식으로 사랑하고, 일단 사랑하면 그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깊이 흐르는 조용한 사랑이다.”라는 문장을 처음 봤을 때, 어쩜 이렇게 나(또는 내가 아는 INFP 친구들)를 잘 꿰뚫어 볼까 싶어서 무릎을 탁 쳤다니까요. 정말이지, 이 문장이 INFP의 사랑을 가장 잘 요약한 것 같아요.

INFP인 저는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좀 특이하다고 스스로도 느낄 때가 많아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랑 표현’은 아마도 화려한 이벤트, 달콤한 말, 비싼 선물 같은 것들이겠죠? 그런데 저는 그런 것들이 왜인지 모르게 어색하고, 진짜 내 마음을 담지 못하는 것 같다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대신, 저는 아주 작고 소박한 몸짓들 속에 제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요. 예를 들면, 상대방이 좋아하는 음료를 아무 말 없이 냉장고에 채워 넣거나, 문득 생각난 상대방의 취미와 관련된 작은 물건을 발견하면 지나치지 못하고 사서 선물하는 식이죠. 대단한 포장이나 거창한 설명 없이 “이거 너 생각나서 샀어.” 하고 툭 던지는 것이 전부일 때도 많고요.

예전에 남자친구와 함께 살 때의 일이에요. 저는 아침잠이 많아서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는 편이었고, 남자친구는 저보다 일찍 출근했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아침에 눈을 뜨면, 침대 옆 협탁에 늘 제가 좋아하는 종류의 빵과 함께 따뜻한 차 한 잔이 놓여 있는 거예요. 처음엔 “누가 갖다 놨지?” 하고 생각했는데, 얼마 후 남자친구가 출근하기 전에 몰래 준비해두고 나간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매일 아침 저를 깨우지 않고, 제가 깨어났을 때 먹을 것을 준비해두는 그 작은 행동이 저에게는 세상 어떤 화려한 이벤트보다 감동적이었어요. “사랑해”라는 말 한마디 없었지만, 그 행동 속에서 “네가 아침을 거르지 않고 행복하게 하루를 시작했으면 좋겠어”라는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거든요. 그게 바로 ‘작고, 꾸준하며,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방식의 사랑’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이런 제 방식의 사랑은 때로는 상대방에게 쉽게 간과되기도 해요. 워낙 조용하고 드러나지 않는 방식이다 보니, 상대방이 “얘가 나를 정말 사랑하는 건가?” 하고 의문을 가질 때도 있더라고요. 물론 속상하죠. 저는 분명히 제 온 마음을 다해 표현하고 있는데, 상대방이 그걸 알아주지 못하면 혼자 속으로 끙끙 앓기도 해요. “내가 더 표현해야 하는 건가?” 하고 고민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내 저는 깨달아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저의 본질적인 사랑 방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제 방식이 어떤 의미인지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는 것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한 번 마음을 준 상대에게는 정말이지, 그 사랑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요. INFP의 사랑은 겉으로 보기에 잔잔하고 조용할지 몰라도, 그 깊이는 정말 상상 이상이거든요. 마치 거대한 빙산의 일각처럼, 수면 위로 보이는 건 작지만 그 아래로는 엄청난 덩어리가 숨겨져 있는 거죠. 우리는 상대방의 단점이나 부족한 부분까지도 이해하고 포용하려고 노력해요. 오히려 그런 부분들까지도 그 사람의 일부로 여기고 사랑하죠. 저는 한 번 누군가를 사랑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의 모든 면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요. 심지어 그 사람이 스스로 싫어하는 부분까지도 “괜찮아, 그게 너의 일부인 걸.” 하고 다독여주려 하죠.

오랜 친구 한 명이 있었어요. 그 친구는 자신이 너무 소심하고 결정 장애가 심하다며 늘 스스로를 자책했죠. 다른 사람들은 종종 그 친구의 그런 점을 답답해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저는 그 친구의 소심함 속에서 신중함과 섬세함을 보았고, 결정 장애 뒤에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배려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 친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늘 “네가 뭘 선택하든 나는 네 편이야.”라고 말해주곤 했어요. 친구가 힘들어할 때면 굳이 말없이 옆에 앉아 손을 잡아주거나, 그냥 평소처럼 좋아하는 카페에 데려가서 시간을 보내주곤 했죠. 그렇게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는 서로에게 든든한 존재가 되어주었어요. 그 친구를 향한 제 마음은 단 한 번도 변색되거나 퇴색되지 않았어요. 그게 바로 ‘사라지지 않는 사랑’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요?

이처럼 INFP의 사랑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깊이 흐르는 조용한 사랑’이에요. 겉으로는 크게 표현하지 않아도, 내면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강렬한 감정과 깊은 유대감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죠. 우리는 상대방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고, 상대방의 아픔을 마치 나의 아픔처럼 느끼기도 해요. 그래서 상대방이 힘들어할 때면 그 어떤 충고나 조언보다도 먼저 “네 마음을 알아.”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데 집중하죠.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좌절하거나 힘들어할 때, 그저 옆에 앉아 말없이 손을 잡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어설픈 해결책보다는 진심 어린 공감과 지지가 더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물론 이런 조용한 사랑 방식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때로는 저의 깊은 마음을 상대방에게 충분히 전달하지 못해서 오해를 사기도 하고, 저 스스로도 “내가 너무 소극적인가?” 하고 자책할 때도 많아요. 특히 연애 초반에는 상대방이 제 진심을 알아채지 못해서 답답해하다가 관계가 끝나버린 적도 있었죠. 그때마다 ‘나는 역시 사랑에는 재주가 없는 걸까?’ 하는 생각에 우울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결국 저는 제 방식대로 사랑하는 것이 가장 진정성 있는 표현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저의 조용한 표현 속에서 숨겨진 깊이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라면, 분명 저의 사랑을 온전히 이해하고 소중히 여겨줄 거라고 믿게 된 거죠.

INFP의 사랑은 마치 숨겨진 보석 같아요. 겉으로 보기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담긴 아름다움과 가치는 무궁무진하죠. 이런 사랑을 받는 사람은 안정감과 깊은 이해를 경험할 수 있어요. 우리는 한 번 신뢰하고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에게 세상 그 어떤 것보다도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거든요. 그 어떤 비바람 속에서도 변치 않는, 마치 소나무 같은 사랑이랄까요?

만약 당신의 주변에 INFP가 있고, 그가 당신에게 작고 꾸준하며 쉽게 놓칠 수 있는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면, 부디 그 작은 몸짓들을 그냥 지나치지 말아 주세요. 그 속에 담긴 깊은 마음을 한 번쯤 헤아려주세요. 그러면 당신은 아마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가장 진실하며, 가장 변치 않는 사랑을 경험하게 될 거예요. 저 역시 INFP로서, 제 방식으로 사랑하는 것이 때로는 어렵고 외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믿고 있어요. 그리고 언젠가는 제 조용한 사랑의 깊이를 온전히 이해해 줄 사람을 만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답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